낮잠 자고 산책하고 하늘 보는 것이 좋다.

아름다움에 대해

자연스런 본성대로 사는 삶

정화사랑1 2021. 6. 3. 18:30

 

영화 [화엄경](1993)중 한 장면이다. 상가집에서 어른이 어린 소년에게 막걸리를 한잔 마시라고 따라준다. 정겨운 풍경이다.

저는 책을 많이 본 사람보다 경험과 통찰이 깊은 사람을 좋아합니다. 또 책을 읽어 교양을 쌓은 사람(문화인)보다 타고난 품성이 좋은 사람을 더 훌륭하게 여깁니다. 비열한 사람이 책을 많이 보면 "교양있는 비열한 인간"이 되기 쉽다고 하지요.

 

가끔씩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을 때마다 70년대 서울 마포 공덕동 동네 사진을 보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고는 합니다.

그 시절 거지가 대문을 두드리면 할머니께서 "들어오시요~잉"(전라도 사투리) 하시며 마루에 밥상을 차려 거지에게 밥을 대접하시던 것이 기억납니다. 아파트 문화의 지금 세상에는 있기 어려운 일이겠지요.
또 당시 삼촌이 월남전에 파병되었는데 마당 장독대에 촛불을 켜시고 정한수(물 한그릇)를 놓고, 막내 자식 살아돌아오게 해달라고, 새벽 밤 고요한 시각에 하느님(천지신명)께 두손을 비비며 빌고 계시던 할머니의 모습도 떠오릅니다.
여름이면 밤에는 옥상에 자리깔고 누워 밤하늘의 빼곡한 별들을 보며 삶의 경이로움에 얼마나 가슴벅찼던 지.....
(그래서 저는 별을 노래하는 어느 시인도 부럽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때 본 별들을 지금 보려면 한국이 아닌 지구의 어느 공기맑고 오염이 적은 오지에나 가야 볼 성싶습니다.

 

예전 EBS다큐프라임이라는 방송에서 볼리비아의 안데스 산맥에 살고 있는 치파야족(인디언)을 봤습니다.

호수 주변에 살며 돌맹이 달린 끈(새 사냥 전통도구)으로 하루종일 새 1마리를 잡아 그 내장과 고기에 곡식 가루를 조금 섞어, 죽처럼 끓여 가족이(3~4명) 제대로 된 하루(저녁) 식사를 하더군요.
평온한 분위기 속에 아궁이불빛에만 의지해 약간의 어둠속에서 저녁을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밖에는 밤하늘의 별이 빛나고 있었지요.

 

집은 잔디같이 생긴 풀이 달라붙은 흙을 괭이로 네모나게 찍어내어 꼭 첨성대 비슷한 모양으로(천정에 환기 구멍 있음) 쌓아올려 손쉽게 짓고 살더군요. 인터뷰하는 분이 그 집 가장에게 문명을 가까이 할 생각이 없냐고 하니까 자기네들도 문명을 가끔씩 보고 접하지만 이곳 생활에 수천년동안 적응했으므로 더 필요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분의 형형한 눈빛에서 순수한 마음이 느껴지더군요.

 

지구상에 아직 남아있는 아름다운 삶과 문화가 더이상 파괴되지 않고 잘 보호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분들처럼 자연스런 본성을 되찾아 아름답게 살 날을 꿈꾸어 봅니다.

 

 

 

EBS 다큐프라임(2008. 12. 08 남미 안데스 치파야족)

 

 

전통가옥 내부의 천정으로 환기구멍이 있다.

 

 

하늘의 오리떼를 향해 돌맹이끈을 던지고 있다

 

오리 한마리를 잡아 기뻐한다.

 

털을 뽑고 있다.

 

 

 

양의 내장에 곡식가루를 섞어 끓인 음식으로 하루중 제대로 된 한끼 식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