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인상깊게 보았던 MBC베스트셀러극장 [모범작문](김혜영 김성일)(1984.11.17)의 일부분이다.
[모범작문]은 1970년대를 대표하는 '조선작'이라는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다.
[영자의 전성시대] [말괄량이 도시] 같은 작품도 그의 작품이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1975년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크게 흥행하기도 했다.
[말괄량이 도시]는 MBC베스트셀러극장으로 1985년에 만들어졌고 이 작품도 수작이다.(이기선, 길용우 주연)
위에 올린 베스트셀러극장 [모범작문](1984)의 부분영상은 다시 보아도 인상적이다.
집에서 친구들끼리 모여 재밌게 떠들고, 화투치고, 과자먹고, 술먹고, 신나게 춤추며 논다.
여성들이 속옷 바람으로 춤추는 것이 조금 보기 민망하지만 한편으로 자유로와 보인다.
지금 시대라면 고성방가에 경범죄로 이웃들이 바로 신고할 것이다.
지금 시대의 사람들은 모두 술집에서 술을 먹고 대화하고, 노래방에서 노래부르고, 클럽에서 춤을 춘다.
그런데 집에서 모여 노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지 않은가. 신나게 놀다가 지치면 쉬고 아무때나 기분따라 또 놀 수 있으니 말이다. 또 피곤하면 언제든 바닥에 드러누울 수도 있다. 돈도 별로 들지 않는다.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행복이 증진되고, 스트레스가 확 풀릴 것 같다.
[우리문화의 수수께끼 1권](주강현 지음)을 보면 [진도 도깨비굿]을 소개하고 있는데 진도에 오래 내려온 광란의 민속 풍습이라고 한다. 이 날만큼은 마을의 아낙네들이 양푼과 놋대야를 두들기며 온동네를 시끄럽게 하고, 마음껏 소리지르고, 장대에 속옷을 걸어 휘저으며 온동네를 돌아다닌다. 또한 이날만큼은 남정네들은 집밖으로 나오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한다. 안그러면 여인들에게 온갖 봉변을 당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 이 풍습의 규칙이기 때문이다.
옛 남정네들은 어리석고 일방적이었지만 그나마 약간은 지혜로왔다. 남존여비의 사회속에 울화통이 터질 것 같은 여성들에게 합법적으로 울화통을 터뜨릴 광란의 하루라는 짧은 시간을 선물했던 것이다. 하루 마음껏 광란의 시간을 허용해줌으로써 가정과 사회가 약간의 안정을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는 이보다 더 자유롭게 사는 것도 가능한 때가 올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세상이 오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개성과 독창성을 마음껏 실험하며 사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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