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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진실

우주는 오직 사랑 하나로만 돌아간다?

정화사랑1 2021. 6. 19. 15:34

폭설이 내린 북촌한옥마을의 밤

 

"우주는 오직 사랑 하나로만 돌아간다"

흔히 인터넷에 영성이나 수행 관련해서 글을 쓰는 몇몇 분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냥 들을 때는 매우 낭만적이고 기분좋고, 포근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먼저 노자가 했던 유명한 말인 "천지불인(天地不仁)"을 떠올려보자.

우리말로 쉽게  "우주는 사랑이 아니다" "하느님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노자의 "천지불인"은 분명 "우주는 오직 사랑 하나로만 돌아간다"는 말과는 다른 의미를 가리키고 있다.

그렇다고 노자가 우주는 사랑이 아니라고 했을까.

 

우주(하느님)의 사랑이 인간이 생각하는 좁은 의미의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려는 것일 게다.

사랑이면서 정의이고 조화이다.  하느님(우주자연)은 사랑으로 가득하지만 정의를 행하실 때는 잔인할만큼 무시무시하시다.

자식을 감싸기기만 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듯 때로 부모에게 절도있는 매서운 회초리를 맞으며 인격을 바로 갖추게 된다.  

또한 여러 생을 통해 선악의 주인공 역할을 모두 경험하며 하느님을 닮아가고 신의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따라서 우주는 사랑이되 사랑이 아니며, 사랑이 아니되 사랑이다. 인간의 언어로 '우주는 사랑이기만 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오직 신의 언어로만 '우주는 사랑으로만 돌아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가 멸망해서 모두 죽고 당장 사라진다고 했을 때 이것은 우주의 사랑이 아닐까. 아니 더 큰 우주의 사랑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해서 전쟁의 참화, 굶주림, 가까운 사람과 이별과 사별로 인한 고통과 외로움, 잔혹한 고문과 살인이 벌어지는 비참한 인간현실이 모두 우주의 사랑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삶은 신비로 가득차 있다. 풍요와 굶주림, 사랑과 증오, 고요함과 난폭함, 안락함과 공포, 지혜와 무지, 아름다움과 추함, 진실과 거짓 등.

우리는 사랑을 알기는 어렵지만 사랑 아닌 것은 안다. 우리는 친구를 구별하기 보다 친구 아닌 것을 구별하기가 더 쉽다.

 

삶의 고통과 기쁨을 모두 맛본 사람은 쉽게 알 것이다.

우주는 사랑이면서 사랑이 아니고, 동시에 사랑이 아니면서 사랑이다. 우주는 조화이면서 부조화이고, 부조화이면서 조화이다.

우주를 조화로운 마음(의식)이라고만 정의하는 사람은 한면만 보고 있다고 보인다. 똥은 더러우면서 더럽지 않고, 더럽지 않으면서 더럽기도 하다.

아무리 깨달은 현자가 똥이 더럽지 않다고 말한다고 해도 그가 하루종일 그것을 가까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똥을 귀한 거름으로 농사짓는 농부에게는 그 냄새가 그리 더럽거나 불쾌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은 순간 순간 기쁨과 고통이라는 처절한 현실속에 놓인 듯해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덧 꿈처럼 그 기쁨과 고통을 잊고 살아간다.

깊은 잠을 자면서 생생한 꿈을 꾸게 되었을 때 그 순간만큼은 생생한 현실이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난 뒤에는 그것이 꿈이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우주는 오직 사랑 하나로만 돌아간다"는 말은 우리가 삶의 꿈에서 깨어나서 본래 왔던 우주(하느님)의 본질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 그 때 온전하게 진실이 되는 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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