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은 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과 위로를 주셨지요.
저도 지난 시절 그분의 책을 통해 많은 감동을 받았지요.
종교인으로서 법정 스님만큼 많은 영향력을 끼친 분도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그 어떤 사람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다시금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고 보입니다.
법정 스님은 70년대부터 [샘터]라는 잡지에 30년 이상 글을 기고하고 여러 밀리언셀러 책을 내셨던 작가였기에 인세가 적어도100억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시인이자 저술가인 류시화씨의 인세 수입이 100억원대로 월간조선에 보도되었기 때문입니다.(월간조선 2003년 2월호)
법정 스님의 경우 오랜 기간과 큰 명성을 고려하면 류시화씨보다 책이 훨씬 많이 팔렸을 것으로 보아야겠지요.
언론에서는 법정 스님이 몰래 불우한 학생들의 학비를 도와주셨다는 주변의 증언에 따라 스님이 입적하자 재산을 모두 기부한 것처럼 칭찬 일색으로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통장관리는 법정스님이 직접 하셨기에 얼마나 도와주셨는지 그리고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인세를 어디에 쓰셨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맑고 향기롭게]의 지광거사는 "스님께서는 통장에 일정 금액이 모이면 곧바로 기부하셔서 구체적인 내용을 아는 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법정스님은 세계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아주 많이.
그리고 유명작가가 된 70년대 이후부터 돈의 구애됨이 없이 사셨다고 보입니다.
법정 스님의 책에는 승객 2천명을 태울 수 있는 1만 9천톤급의 호화여객선을 타고 에게해의 크레타섬에 가서 비치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해수욕을 즐기고([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31-234쪽), 스위스와 독일 뮌헨을 여행하고(같은 책 34쪽), 헐리웃을 활보하고, 자동차로 미국의 하이웨이를 드라이브하고, 인도에 가서 몇 달간 수행을 하는 등의 내용의 글이 담겨있습니다.
다른 책에는 미국, 유럽, 인도, 일본, 스리랑카 등 외국여행 이야기도 적지 않습니다.
여행비용이 상당할 것입니다. 외국에서 몇달씩 체류하는 사람은 우리나라에서도 소수일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해외여행을 이렇게 많이 하신 분이 해외여행 한번 해보지 못한 다수의 국민들에게 <무소유>를 말씀하시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검색해보니 법정 스님의 해외여행에 대한 사실들이 잘 정리되어 있네요.
- 제네바 등 스위스를 ‘관광’합니다.(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34쪽)
- 독일 뮌헨을 여행합니다.(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34쪽)
- 추운 겨울에는 온화한 캘리포니아에서 한 겨울을 지내기도 합니다.(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78쪽)
- 스리랑카에도 갑니다.(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97쪽)
- 로마에 갑니다.(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105쪽)
- 프랑스 보르도에 갑니다.(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119쪽)
- 남프랑스의 여러 지방에 갑니다.(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119쪽)
- 빠리에 갑니다.(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31쪽)
- 아테네에 갑니다.(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31쪽)
-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감명을 받아서 그가 살았던 크레타 섬에 가보기 위해서 승객 2천명을 태울 수 있는 1만 9천 톤 급의 호화여객선을 타고 ‘에게’해(海)의 크레타 섬에 가서 비치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해수욕을 즐깁니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31-234쪽 )
- 미국에 가서 올즈모빌을 렌트하여 해질녘이면 10번 산타모니카 프리웨이(고속도로)를 서쪽으로 달려 말리부 비치에서 망망한 수평선 너머로 해가 지는 광경을 지켜보곤 합니다.(텅 빈 충만 45쪽)
- 올즈모빌에 몸을 싣고 샌프란시스코에서 1번 도로를 따라 카멜을 거쳐 모로베이로 내려오는 태평양 연안의 해안선을 달리기도 합니다.(텅 빈 충만 45쪽) 샌프란시스코에서 태평양 연안으로 놓인 1번 도로를 종단합니다.(텅 빈 충만 84쪽)
- 그랜드 캐년을 ‘관광’합니다.(텅 빈 충만 45쪽)
- 로스앤젤레스의 그리피스 천문대를 ‘자주’ 오고 ‘보석의 바다’ ‘불꽃의 바다’같은 로스앤젤레스의 야경을 구경합니다.
(텅 빈 충만 82쪽)
- 할리우드의 휘황한 밤거리를 ‘관광’합니다.(텅 빈 충만 82쪽)
- 뉴욕과 보스턴, 시카고 등을 여행하면서 시카고의 110층 시어즈 타워에 올라가서 시카고의 야경을 ‘관광’합니다.
(텅 빈 충만 82쪽)
- 산타모니카 비치에 나가 수평선으로 해가 잠기는 일몰을 지켜보기도 합니다.(텅 빈 충만 167쪽)
- 일본으로 여행을 떠납니다.(텅 빈 충만 194쪽)
- 히말라야에 가서 한 달 간 수행을 하기도 합니다. (오두막 편지 113쪽)
- 인도 대륙에서 두어 달 남짓 지내고 스리랑카를 여행하기도 합니다.(오두막 편지176~177쪽) 이것은 조선일보에서
기행문을 쓰라고 보내준 여행인 듯 합니다.
- 네팔에도 갑니다.(오두막 편지 217쪽)
- 로마를 ‘관광’합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78쪽)
- 월든 호수에 두 번 갔다 옵니다. ( 아름다운 마무리 137쪽, 153쪽)
- 미국에는 자주 갑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178쪽)
- 인도, 일본, 대만을 여행합니다.(산에는 꽃이 피네 63쪽)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갑니다. (산에는 꽃이 피네 77쪽)
- 로마에도 갑니다. ( 산에는 꽃이 피네 116쪽)
- 사월초파일날 다른 나라로 홀연히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산에는 꽃이 피네 122쪽)
또한 법정 스님에게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씨의 후원도 있었지요.
법정 스님이 입적하기 전 삼성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는데 병원비 6,200만원을 홍라희 씨가 지불했습니다.
'삼성 안주인’ 홍라희씨, 법정스님 병원비 6천만원 대납
경향닷컴 2010.03.12 11:34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003121134231&code=920401
이것은 정말로 스님께서 기부를 많이 해서 돈이 없어서였는지 그렇지 않다면 무소유의 명예를 마지막까지 지키기 위해 불교계가 그렇게 처리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삼성 안주인’ 홍라희씨, 법정스님 병원비 6천만원 대납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가 폐암으로 입적한 법정스님의 밀린 병원비를 부담했다. 삼성...
biz.khan.co.kr
입적 이틀 전 법정 스님, "내 소원이 뭔지 알아?"
조선닷컴 2010.03.22 11:04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20/2010032000494.html
입적 이틀 전 법정 스님, "내 소원이 뭔지 알아?"
“내 소원이 뭔지 알아? 빨리 몸 벗어나서 하루빨리 다비장 장작불에 들어가는 거야.”지난 11일 서울 길상사에서 입적한 법정(法頂·78) 스님은 입적 이틀 전에 만난 현장 스님에게 이 같은 말을
www.chosun.com
(법정스님은 폐암에 생기자 폐암수술을 위해 2007년 미국 휴스턴으로 건너가 미국 최고이자 세계 최고 암치료 병원인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에 가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본인의 많은 인세수입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참고로 앤더슨 암센터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1942~2020)이 1999년(58세)에 폐암수술을 받은 병원으로 치료비가 수천만원~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런 고가의 치료를 받았음에도 삼성병원에서 마지막으로 치료받으며 입적하셨을 때 스님께서 모든 돈을 기부해서 병원비가 없어 삼성의 홍라희씨(이건희 회장 부인)가 모든 병원비를 납부했다고 이야기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지요.
법정 스님이 얼마나 현명한 분인데 본인에게 많은 돈이 있는데 자신의 병원비까지 모두 기부하고 아무런 준비없이 남에게 병원비 신세까지 지며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셨을까 하는 것이지요)
정리해보겠습니다. 저는 법정 스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그분의 살아계실 때의 말씀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금전적으로 여유가 많았다는 사실(인세가 100억원대 이상으로 추정됨)과 해외여행을 굉장히 많이 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개념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무소유>의 개념과는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역경국장, 송광사 수련원장, 길상사 회주 등의 지위와 밀리언셀러 작가로서의 큰 명예도 있으셨지요)
혹시라도 저의 글이 불편하셨다면 인도의 위대한 영혼 마하트마 간디에 대해서도 시간이 흐르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아래와 같은 비판적 시각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우리 모두 그 누구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의 책과 그 사람 자체를 동일시하기 쉽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사람의 말과 글은 그 사람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는 듯합니다. 아무쪼록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큐)우리가 몰랐던 간디의 두 얼굴
https://www.youtube.com/watch?v=9G09sb7VJIk
그리고 현대 인도의 대중적인 영성가로 널리 알려진 [오쇼 라즈니쉬]에 대해서도 최근 넷플릭스에서 6부작으로 다큐가 만들어졌는데 미국의 권위있는 방송상인 에미상을 수상할만한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봅니다. 영성과 세속성 사이의 조화와 타락, 성공과 실패에 대해 많을 걸 생각해보게 되었지요. 저는 오쇼를 비판적으로 보지만 적어도 그의 자치 공동체를 미국 사회가 품을 수 있었다면 인류 문화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면이 훨씬 컸을 것으로 봅니다.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Wild Wild Country, 2018)](6부작 다큐)
이 작품을 보고 나면 영성가이자 신흥종교 교주이며 자치공동체의 이상주의자였던 오쇼 라즈니쉬를 단순히 그가 쓴 책만 읽고 판단하거나 대중에게 알려진 정보만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피상적인 이해인지 알 수 있다고 봅니다. 간디와 오쇼 라즈니쉬를 이해하는 것은 법정 스님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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